[Tip] 해외 여행시 ATM에서 돈을 뽑았는데, 통장에서는 돈이 나가고 현금이 나오지 않았다면?

이번에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겪어본 ATM 인출 오류와 관련해 비슷한 일을 겪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작성한다.

 

1. 사건 개요

요약하면 '베트남 푸꾸옥 여행중 ATM에서 현금 인출을 했는데, 통장에서는 돈이 빠져나갔지만 실제 현금 인출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일을 하루에만 총 2번 겪었고 해결되기까지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2. 문제 발생 상황

총 2번의 현금 인출을 시도했다. 장소는 아래 구글맵 링크에 넣어두었다.

 

첫 번째 현금 인출 ATM: ATM, MB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지내고 있던 숙소 앞 ATM였다. 사실 해외에서 현금 인출할 때 지금까지 큰 고민 없이 VISA 혹은 MasterCard 로고 만 보이면 들어가서 현금을 뽑았다. 별 생각없이 들어가서 SOL Travel 카드 넣고 비밀번호 치고 2,000,000 VND 인출을 시도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66,000VND을 수수료도 받고 있었다.) 승인과 동시에 SOL Travel 앱(신한은행)에서는 결제 문자가 날라왔고 당시 환율을 적용해서 117,348원이 빠져나갔다는 알림이 떴다. 이때가 한국 시간 기준으로 4시 28분, 베트남 현지는 2시 28분이었다. 

 

아니 근데.. 이게 무슨일.. 기계에 '~~ 문제로 거래를 진행할 수 없으니 은행에 연락해봐라' 뭐 대충 이런 메시지만 나오고 돈이 안나오는 거 아닌가? 갑자기 멘탈 터짐. 내돈 내놔... 이런류의 글을 몇 번 본적은 있었지만 설마 나한테 일어 날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막상 이런 일이 발생하니 머리가 하얗게 변하더라. 뭐 이럴 줄 알았으면 동영상이라도 찍어놓을걸.. 

 

근데 이때가 하필 현금 지불만 가능한 식당에 아내를 혼자 두고 잠깐 나온 상태라 나는 무조건 돈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었다...ㅋㅋ 여기서 한번 더 뽑으면 또 먹을 것 같아서 급하게 다른 곳 서칭해서 오토바이 타고 바로 이동했따.

 

 

두 번째 현금 인출 ATM: VPBank PHU QUOC

 

이번에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촬영도 시도했다. 나는 고등 동물인 인간 아닌가. 일단 한번에 큰 금액을 뽑기 보단 리스크가 적게 작은 단위 부터 뽑아보기로 했다. 100,000VND 인출을 먼저 시도했고 다행히 잘 뽑혔다. 

 

한번의 성공(?)을 맛봤으니 이제 바로 실전이다. 바로 1,900,000VND 인출을 시도했다. 역시나 잘 되는 듯 했다. 문자도 날라고오 정상적으로 출금 내역 알림도 왔다. 아니 그런데...

 

 

분명 '트랜젝션 성공'이라고 해놓고 갑자기 'ISSUER OR SWITCH IS INOPERATIVE Please contact your bank for information Please take your card' 라는 메시지가 뜨는게 아닌가...? 뭔가 문제가 생겼으니 '너희 은행'에 연락해서 확인해봐라.. 아니 이 자식아 그럼 돈을 빼가질 말던가!!! 하 여기서 2차 멘붕.. 그나마 영상을 찍어 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내 피 같은 21만원 어떡하냐.. 🥲

동영상을 캡처한거라 빛 반사가 심하다.

3. 대처 및 해결 과정

일단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살짝 멘붕이 왔다. 식당 계산은 해야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소액(50만동 미만)으로 뽑았는데 이건 성공했다. 우선 아내가 있는 식당으로 간다음에 밥 먹으면서 대책 회의를 했다. 하필 또 현금을 뽑았던 날이 일요일이라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일단 정보를 조금 더 찾아보고 대응하기로 했다.

 

사실 크게 도움 받은 글이 없었는데, 대략 정보를 취합해 요약하면 방법은 3가지였다. (사실 결론에서 얘기하겠지만 아주 심플한 해결법이 있다.) 현지 은행 메일 쓰기, 방문 그리고 한국 카드사와 연락 취하기. 나는 3가지 모두 시도했고 그 과정을 아래에 기록해본다.

 

방법 1. 현지 은행에 메일 쓰기

일단 메일을 바로 썼다. GPT쓰면 1분도 안되서 양식을 아주 잘 만들어준다. 내용을 요약하면 '내 돈 내놔'. 사건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언제 발생한 일인지 같이 기입했다.

 

 

각 은행에 메일을 쓸 때는 촬영했던 영상까지 같이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니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긴 했다.

 

답변은 이틀 정도 뒤에 왔고 뭐 특별하게 기대는 안했지만 역시나 형식적인 답변이었다.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너희 은행에 얘기 해봐라. 뭐 이정도의 답변이었다. 

 

 

방법 2. 현지 은행 방문하기

메일 보내고도 성이 안차서 현지 은행을 방문했다. 사실 덥고 힘들어서 뭐 사진 찍을 힘도 없었는데, 가서 한 건 대략 아래와 같다.

 

1. 담당 창구 직원에게 상황 설명2. 담당 직원 왈 "너희 은행에서 잘못된 거래라는  내역서를 받아와라"3. (어찌어찌 신한 은행에 전달해서) 거래 내역서 받아서 전달4. 이걸 팩스로 보내고, 이메일로 보내고 어쩌고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됨 

 

도와주신 직원분께서도 최선을 다해주셨지만 2시간 동안 한 거라곤 한국에 있는 은행 담당자와 열심히 통화한 내역 뿐.. 번역기 써가면서 열심히 했는데 건진게 없었다.

 

 

방법 3. 한국 카드사 + 은행에 연락 취하기 

 

사실 이 방법에 희망을 걸었다. 은행에도 당일, 다음 날, 다다음날 이렇게 3번이나 통화를 했다. 첫 번째, 두 번째 담당자님과의 통화는 큰 수확이 없었다. 계속 현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뿐이었고 이미 난 그 시도를 다 해봤기 때문에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던 중 구세주 마지막 상담사 분을 만나게 되는데.. 굉장히 친절하셨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 경험도 많으신 듯 했다. 핵심은 '해외이의신청'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해외이의신청이란  '해외에서 부당하게 청구된 카드 결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라고 생각하면된다. 보통 카드사에 따라 다르지만 승인일로부터 120일 이내에 신청할 수 있고 처리 기간은 최소 2개월 ~ 최대 4개월 정도라고 한다. 필요한 서류도 카드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직접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확인하는 게 좋다.

 

그렇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받았던 고통에서 벗어났다. 전화로 총 2건의 오류에 대한 이의 신청을 완료했다. 처리는 최대 3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뭐 3개월이든 6개월이든 해결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신청은 상담사 연결 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은행 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4. 결론

내가 고생한 걸 하늘도 알아 주는건가.. 사건 발생 16일만에 환불을 받았다. 🥳 처음에는 신한은행 일반 계좌에 따로 환불 내역이 없어서 확인을 못하다가 외환 계좌에 들어갈 일이 있어 알게 되었다. 단 1동도 안빼고 그대로 돌려 받았다. 기분 째진다. 

 

여담으로 ATM 관련된 이슈는 푸꾸옥과 같은 섬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전력 부족으로 인한 전산(?) 이슈가 빈번하기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는 이렇게 은행이 꽁(?)쳐간 돈이 얼마나 많을까 싶지만서도.. 은행에서는 전산 시스템에 출금된 금액과 입금된 금액이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해당 금액이 맞지 않으면 그것 또한 문제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은행이 내 돈 가져가는 일은 없다.

 

 

금융위원회에서도 '내가 쓰지도 않은 돈이 해외에서 결제되었다면? '신용카드 해외사용 이의제기'로 해결하세요! 라는 제목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아무튼 결론이다. 아주 심플하다.

만약 ATM 현금 인출 시 돈은 빠져 나갔지만 현금이 안나오면 당황하지 말고 사용한 카드사에 '해외이의신청'을 진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