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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2024

어떤 선택과 두려움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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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선ː택, 選擇은 사전적 의미로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는 것"이다. 이 단어는 '여럿'의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하고 있다.  우리는 여럿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만'한다.

 

꼭 필요한 무언가를 골라 뽑아야 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인생인걸 어쩌나..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지 앞에 놓인 우리는 어쩔 수 없지만 매번 '선택'이라는 행위 앞에서 '고민'이란 걸 하게 된다. 매번 딱 1개의 선택지만 있다면 애초에 고민이란 건 필요하지 않았을 수 있겠지만 그 나름대로 재미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이러한 '선택'을 할 때 이상하리만큼 이상한 습관이 하나 있다. 고민 전에 끊임없이 갈등하다가 어떤 선택을 하고 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회고라는 이름으로 본인이 한 일을 돌아보고 배울 점과 스스로를 돌아보는 행위를 하는데, 나는 그런 게 전혀 없다. '고민과 후회를 안 하니 돌아보지 않는 거 아냐? 나름 괜찮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민과 후회를 하면서 애써 돌아보지 않는 쪽에 가깝다.

 

두려움

돌아보는 행위에서 느껴지는 건 '두려움'이다. 혹시나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두려움 말이다. 어렸을 적부터 이런 질문은 꾸준히 해왔다. 

무엇이 두려운걸까? 왜 선택에 따른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까?
내가 지금 느끼는 두려움의 근원은 무엇일까? 이 두려움은 실체가 있는 것일까?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대한 두려움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단계를 거쳐 내재화된다.

  1. 어떠한 선택을 한다. 
  2. 선택의 결과를 지켜본다.
  3. 선택의 결과가 충분히 납득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 마음에 들지 않는다.
  4. 다음번에는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한다. / 이 과정이 괴롭다.
  5. 고민을 해도 특별하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없다는 생각을 한다.
  6. 그냥 최선을 다하기로 하는 선택 말고는 별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 같다로 마무리한다.

6번 이후에 다시 1번 스텝으로 돌아가는데 이때는 이전 사이클보다 선택에 대한 후회, 두려움, 불안 등이 커진 상태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무언가 돌아보는 과정에서 더 나아지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좌절하고 결국은 돌아보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내 생각에는 이런 과정이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만들어냈고 결과적으로 선택에 뒤돌아보지 않는 지금 내가 만들어졌다.

 

먹고사니즘 (feat. 돈)

결국 내가 두려움을 느끼는 건 이것이 생존에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데는 선택은 항상 일어난다. 내 의지가 들어가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

 

생각해 보면 비단 현대 사회에서만 선택이 생존에 영향을 미쳤을까 싶다. 수렵과 채집이 삶의 전부였던 시기에도 내가 어떤 열매를 따먹고 무슨 고기를 먹는지가 오늘 하루, 그리고 나아가 미래의 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뭘 어쩌겠다고

그냥 뭘 어떻게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글을 쓴 건 아니다. 그냥 내가 왜 선택에 뒤돌아보지 않는지에 대해 정리해보고 싶었고 그걸 글로 풀어냈을 뿐이다. 당장 이런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어쩌겠는가 그냥 받아 들여야지. 싫으면 내가 바껴야한다. 

 

어차피 나는 어제도 선택했고 오늘도 선택하고 내일도 선택할거다. 그리고 그 과정, 결과 속에서 같은 두려움을 느낄거고 계속 그런 모습의 나로 살아갈거다. 뒤 돌아보지 않는 나는 오늘도 하루를 살아간다.

 

참고

아래는 내가 이런 생각을 정리하면서 참고했던 영상들이다. 이분들의 생각들이 내가 위와 같은 주제를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3Tgv0s0iSk&t=339s

 

https://www.youtube.com/watch?v=lDopa5L07So

 

https://www.youtube.com/watch?v=VepvLzBIxx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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