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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해외/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 / 발리 / 문화] 인도네시아 발리 녜삐 데이 2박 3일 (feat. 오구오구 퍼레이드, 인터넷, 에어컨 등)

by 뜌기두밥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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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우붓에서 2025년도 녜삐 데이를 보냈다. 작년에 왔을 때 녜삐 데이에 대해 처음 들었고 내년에는 녜삐 데이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그 소망을 이뤘다. 오늘은 녜삐 데이 전날부터 당일, 그리고 다음 날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간단하게 정리해보고자한다.

녜삐 데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포스팅에 자세히 설명해두었으니 참고바란다. (참고로 녜삐데이는 힌두교의 사카 달력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음력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2026년 녜삐데이는 3월 19일(목)이다.) 

 

1. 녜삐 데이 전날

이 날은 아침 ~ 점심까지는 일이 있어서 카페를 다녀왔다. 혹시 몰라서 전날에 카페 영업 하는지를 물어봤는데, 3시까지 한다길래 안도의 한숨..ㅋㅋ 사실 녜삐 데이 자체가 발리 힌두교 문화다 보니까 사장님이 발리 사람이 아닌 외지인일 경우 이 문화 자체를 특별하게 신경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차량 통제 등이 있을까봐 일부러 오토바이 안가지고 걸어갔는데, 생각보단 심한 통제는 없었던 것 같다.

12시 정도 카페에서 나와서 집에서 밥 해먹음! 이전에 발리 왔을 때는 뭘 해먹은 기억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양배추, 달걀, 토스트 등 기본적인 요리는 직접 해먹고 있다. 식탁이 없어서 침대 위에서 밥 먹는 모습 ㅎㅎㅎ

 

녜삐 데이 전날은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우리는 6시 정도 오구오구라고 불리는 퍼레이드 구경을 하러 나왔다. 보통 전날은 3시 전에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는다고 들었는데, 진짜 6시되니까 다 닫았다. 집 앞 레스토랑인 끄분(KEBUN)과 아침에 자주가던 카페(KAFE)까지 모두 닫았다. 뭔가 약간 휑(?)한 느낌이 든다.

 

악귀를 물리치기 위한 몸부림(?)

 

대부분 가게가 일찍 닫는 건 맞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외지인일 경우(예를 들면, 길리에서 왔다던가, 자카르타와 같은 다른 지역에서 발리에 이주해 지내는 경우) 특별하게 이 행사에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이렇게 가게 문을 연다. 대신 문을 연 가게가 많지 않아 오픈한 곳은 대부분 문전성시다.

 

게스트하우스 아주머니가 집 옆에 코코마트 쪽으로 가면 오구오구 퍼레이드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길로 향하는 듯 했는데, 중간에 경찰들이 오토바이 통행을 막고 있는 모습이다. 녜삐데이 전날은 가급적 3시 이후부터는 차량이나 오토바이로 이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끔 외부에서 우붓으로 들어오거나 혹은 우붓에서 차량을 활용해서 외부로 나가는 경우로 보는데 엄청난 트래픽에 걸려서 오도가도 못하는 일이 생긴다.

 

녜삐 데이 전 재밌는 모습 중 하나가 바로 마트가 붐빈다는 점인데, 녜삐 데이 당일에는 외출 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비행기도 안뜨는데 뭐..) 그 전에 비상식량(?)을 사재기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때 마트에 가면 평소에 비해 3~4배는 더 많은 사람을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3일 전부터 마트가서 조금씩 조금씩 음식을 사뒀다..ㅋㅋ 뭐 그렇다고 동날 정도는 아니니 긴장 ㄴㄴ

 

다시 돌아와서 코코마트 앞에 해질녘 정도에 방문하면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아주 많이 모여있다. 여기서 오구오구 퍼레이드가 시작되는 듯 하다. 다양한 악귀(?) 모형을 만들어 두고 출발 준비 전 세레모니를 한다. 

 

출정식을 마치면 이런식으로 직접 만든 악귀 인형을 들고 퍼레이드를 시작한다. 분위기가 엄숙하거나 하진 않고 다들 밝게 웃으면서 사진 촬영도 하는 모습이다. 

 

사람이 많고 날도 덥고 엄청 습해서 오랫 동안 보진 못했고 퍼레이드를 뒤로 한채 숙소로 돌아왔다. 가게가 문을 닫으니 저녁이 진짜 저녁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다. 이런 평화로운 마음이 계~속 지속되면 좋겠다.

 

2. 녜삐 데이 당일

 

아침은 왠지 모르게 더 고요하게 느껴진다. 달라진게 있다면 내 의지로 밖을 돌아다닐 수 없다는 것 정도? 그거 말고는 일반 주말과 크게 다를 건 없다. 먹을 것도 다 준비 되어 있었고 시원한 에어컨과 빵빵한 와이파이..ㅋㅋ

 

맞다. 데이터는 진짜 안된다. 내가 와이파이 끄고 테스트 해봤는데 발리 전역에 데이터를 꺼버린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진짜 안됐다. 우리나라였다면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 한 도시 전역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흥미로웠다.

 

호기심에 고젝과 그랩도 들어가봤는데 역시나 공지 사항으로 녜삐데이 기간 동안은 주문을 받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참 신기한 문화다. 

 

아침은 단백질 쉐이크로 때우고 점심에 게스트하우스 식당에서 요리를 했다. 녜삐 데이 전에 사둔 당근과, 감자, 그리고 용과를 준비했다. 발리에 처음 왔을 때는 대부분 음식을 사먹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대부분 음식을 직접 해먹고 있다.

 

양배추가 정말 저렴하다. 한 통에 1,500원 할까말까? 바로 양배추 썰어서 계란 물 입힌 다음 전 해먹으면 이것 또한 꿀맛이다.

 

토스트도 준비하고 당근은 올리브 오일에 볶는다. 감자도 얼추 다 되간다.

 

짠~ 토스트, 양배추 전(?), 감자 준비 끝. 항상 요리 준비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준비 시간이 1시간이면 먹는 건 15분이면 된다. 허무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거겠지?

 

오늘도 역시나 식탁 없는 사람들의 서러움..ㅋㅋ 침대 위에서 밥을 먹는다. 미리 받아둔 넷플릭스 미드와 함께하면 금상청화지요.

 

밥 먹고 낮잠 한 두시간 자고 미드 좀 보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사실 옛날에는 완전한 암흑처럼 도시가 변했다던데, 요즘은 불을 좀 켜두는 곳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숙소 주변에도 간간이 불켜진 집이 보인다. 그래도 확실히 평소보단 조용한게 느껴질 정도다. 날씨 운이 좋으면 별을 많이 볼 수 있다던데 구름이 많아서 별은 못봤다.

 

참! 전기나 에어컨도 문제 없이 잘 돌아갔다.

 

3. 녜삐데이 다음 날

 

다음 날 아침이다.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 날은 수많은 발리인들이 지인들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는 날이라고 한다. 나도 용서를 구할 사람이 너무 많지만(?) 마음에만 담아두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용서를 빌기로 다짐한다. 이렇게 2025년 발리의 녜삐데이 2박 3일 체험기를 기록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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